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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기적의 사과, Miracle Apple 본문

금재단상

기적의 사과, Miracle Apple

산수호학(山叟好學) 2014. 1. 30. 19:27

 

 

 

인류와 사과에 얶힌 이야기는 성경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의 사과를 비롯해서 트로이 전쟁을 일으키게 되는 사과(파리스의 판정), 인간의 권력욕과 욕망의 상징인 헤라클레스의 황금사과, 과학의 근거와 출발점을 제공한 아리스트텔레스의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는 아이작 뉴튼의 사과, 아들의 목숨을 살리는 윌리엄 텔의 사과, 사과의 예술성을 표현한 근대 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느의 사과,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잡스의 한 입 베어문 사과 등 다양하다.

 

해마다 농약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농약과 비료를 치지 않고 사과를 재배하겠다는 일념으로 뛰어든지 10년 만에 기적과 같이 사과 재배에 성공한 일본 아오모리현의 기무라 아키노리(木村秋則)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 아베 사다오와 칸노미호 주연의 <기적의 사과, Miracle Apple>란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보았다.

 

농약도 아니고 비료도 아닌 자연 생태 환경을 복원하여 흙의 힘으로 건강하게 키워 낸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사과는 인간의 선과 악을 다루지도 않고, 싸움과 질투,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하거나 혹은 근거를 내세우지도 않고, 사과껍질이 몸에 좋으니 깨끗이 씻어먹으라 강변하지 않는다. 자연이 키운 가치있는 사과 이야기이다.

 

잘 팔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는 거창한 생각과 농약을 치지 않으면 열매가 다 떨어진다는 관념으로 인해 각종 작물에 농약 세례를 퍼붓고, 속성과 복합의 단어가 선명하게 보이는 비료를 비올 날씨같으면 귀신같이 알아서 뿌려댄다.

농약과 비료라는 엄청난 힘으로 키운 작물은 시장에 내다 팔면서, 청정 야산에서 캐온 각종 약초와 나물은 아들, 딸, 며느리에게 건네준다. 몸에 좋으니 먹으라고.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 지만, 사과, 고추, 마늘, 배추, 콩, 감자, 고구마, 옥수수, 오이, 당근, 상추, 배, 포도, 매실, 복숭아, 대추, 가지, 토마토 등의 작물은 절대 그렇지 않다.

제초제를 뿌리고 농약을 살포하고 비료를 받아 먹은 어머니 대지가 몸살에 걸려 몸저 앓아 누웠는데, 어찌 건강하고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고귀한 생명의 선물을 줄 수 있겠는가?

 

땅과 숲이 가진 생명 환경의 자연치유력을 회복시켜 작물을 가꾸고 보살피는 길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해 가는 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 땅에 한 평이든 열 평에 저마다 키운 작물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참된 생명의 가치를 알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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