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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사람들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17:13
21세기 체육의 패러다임은 `건강`과 `레저`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레저는 골프, 사냥 등으로 대표되는 귀족스포츠(가진자의 스포츠)와 볼링, 탁구 등으로 대표되는 실내 스포츠인 평민스포츠(못가진자의 스포츠)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확연히 구별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건강만은 가진자, 못가진자에 관계없이 공통의 관심으로 시간과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학 또한 치료의학, 예방의학에서 이제는 건강증진의학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즉,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의학으로 진로를 잡아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운동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도 커져만 갈 것이다.

요즘 현대인의 최대관심사는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아닐까.
건강증진을 위해서 마라톤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더욱이 최근 `낮보다는 밤에 운동하면 건강에 더 좋다` 는 외신보도가 전해지면서 서울은 물론 지방도시의 체육공원에서 저녁시간에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헬스센터를 찾는 회원 또한 급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걷거나 달리기 또는 헬스센터를 찾을 때에 운동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될까? 매스컴이나 신문, 방송, 대중강연 등을 통해서 운동하는 요령에 대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나자신이 실제 일반인들이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는 현장에 직접 참가하여 목격한 바에 의하면, 막무가내로 걷고 달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때가 있다. 

우리는 독감이라는 질병에 걸리면 병원에 간다. 의사는 진료를 하고 독감을 낫게하는 약처방을 내려준다. 의사가 내려준 약처방에 대해서 100% 신뢰하고 그 약을 먹고 독감에서 벗어난 경험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두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운동처방이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는 사람의 현재의 `건강상태`와 `체력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여 약처방에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약들인 소화제, 해열제, 영양제, 항생제, 진통제에 비유되는 운동형태, 운동강도, 운동시간, 운동빈도, 운동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운동프로그램을 처방하는 행위가 운동처방(exercise prescription)인 것이다.

실례를 들어 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몸 속 깊이 저장되어 있는 지방을 불태우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운동형태는 산소를 공급받을수 있는 걷기나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을 해야 할 것이고, 운동시간은 지방, 그 가운데서 중성지방의 분해로 나오는 유리지방산을 운동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분에서 60분까지는 되어야한다. 운동초기 그리고 100, 200m와 같은 순간적인 파워를 내어야 하는 운동에서는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밥, 빵, 과일 등에 포함)이 쓰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지방은 놀부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좀처럼 자기 것을 내놓지 않는다. 운동초기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탄수화물에서 운동중의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이용하려면 최소한 20,30분이상의 유산소운동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운동으로 효과를 볼려면 1주일에 4-5일의 운동빈도로 운동기간은 3개월 이상 꾸준히 실행해야만 한다. 

운동처방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운동을 얼마나 세게 할 것인가를 뜻하는 `운동강도` 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운동강도라고 생각한다. 운동강도와 관련되는 용어인 목표심박수, 최대심박수, 최대산소섭취량, 대사당량(MET) 등이 쉽게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일반인들에게 알기쉬운 운동강도로서 `주관적 운동강도`(RPE)를 추천해 주고 싶다.

이것은 운동하는 개인이 운동중에 그때그때 자신의 느낌을 숫자를 이용해서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주관적 운동강도의 척도는 6에서 부터 20까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그때가 6내지 7이고(10을 곱해주면 심박수와 일치함), 걷기나 달리기를 하기전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고 난 후 느낄 수 있는 척도는 8내지 9이며, 운동중에 땀이 나기 시작하면 그때의 느낌이 11(매우 가볍다)에서 13(가볍다)이다. 걷기나 달리기 중 이런느낌이 지속될 때까지 하면 그러한 운동은 몸에 좋은 스트레스로서 작용하게 되고, 신체에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욕심을 내어 운동을 지속하면 15(힘들다)를 넘어 17이상(매우 힘들어서 더이상 못할 것 같다)을 반복적이고 만성적으로 느끼기 시작하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몸에 감기와 같은 병을 얻으면 그것을 물리치기 위해서 의학이라는 과학적 치료방법에 의존해야 하는 것처럼,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운동을 과학적으로 쪼개고 풀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맞은 운동을 선택할 필요성이 있다.

오늘도 삶의 최고의 재산이면서 부와 건강의 척도로 인식되고 있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하는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내 몸이 지칠 때까지 달린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 하는 운동이 기분이 좋고 가벼운 느낌이 든다`고 생각될 때가 나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바로미터임을 자각하자.
운동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을 병에 맞는 약처럼 알기쉽게 이해하면 기분좋게 그리고 즐기면서 걷거나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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