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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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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단상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14:08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몇개월 전 나는 빌 필립스(Bill Phillips)가 지은 "Body for Life" 라는 책을 읽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다이어트에 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적이 있었다.
학창시절에 여러 운동(축구, 육상, 배구, 야구, 수영, 볼링 등)을 다양하게 경험한 적은 있었어도 저항운동(resistance trraining)인 웨이트 트레이닝은 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해 체험할 기회가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필요성 조차 못느끼고 있었다. 

대학에 전임으로 부임해 와서 "스쿼시(squash)" 라는 도시형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생겨 강사에게 열심히 배워서 시합도 할 만한 실력(?)을 갖추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랫배도 들어가고 심폐지구력도 예전처럼 회복도 되어 훨씬 몸이 가벼워지게 되었다.

그런데, 스쿼시를 경험하면서 유산소 운동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제지방(뼈나 근육 혹은 혈액이 신진대사를 위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곳)은 변함이 없이 체지방(몸에 저장되어 있는 지방의 총칭으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곳)이 빠져 나가 피부와 근육의 탄력성이 약해진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게된 것이다. 바로 그 때 근육의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저항성 운동인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내 몸을 실험대상으로 하여 3개월간 웨이트 트레이닝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학교 사진기사께 부탁하여 3개월 뒤 비교를 위하여 트레이닝 전에 전신 사진도 찍어 두었다. 그런데 트레이닝 시작 1주일 만에 신체구성(body composition ; 몸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종류나 양)의 요소 중 체지방과 제지방의 비율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서구식 다이어트의 혁명이 내 몸 속에서 일어난 것이다. 웨이트를 위해서 바디빌더처럼 고단백질식도 하지 않았다. 2개월이 가까워진 지금은 그러한 식사를 하지 않았어인지 몰라도 근육의 부피성장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불혹인 지금, 난생 처음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접하면서 전공서적에서도 철학책에서도 배운 봐 없는 작은 삶의 원리와 원칙 같은 것을 깨달아 가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눈에 보이는 것` 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서양 스포츠와 운동에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음양의 원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상완이두근(biceps)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덤벨을 들고 팔꿈치 관절을 굽히면 상완이두근은 수축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상완삼두근(triceps)은 이완된다는 것이다. 이 때 눈에 보이는 상완이두근이 양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상완삼두근은 음이 된다. 그러나, 굴곡된 팔꿈치 관절이 펴지면 반대로 상완삼두근이 수축되고 상완이두근은 이완된다는 것이다. 이 때는 반대로 상완삼두근이 양의 근육이 된다면, 상완이두근은 음의 근육이 된다. 

인체의 근육은 수축(contraction)될 때 힘이 발생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러한 수축에는 동적수축과 정적수축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 또한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현장에서는 두 가지 수축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동적수축과 정적수축이 함께 있고 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슴근육을 발달시킬 목적으로 벤치 프레스를 한다고 가정하면, 바벨을 밀때 눈에 보이는 상완이두근이 동적수축을 하여 우세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정점에서 가슴 근육(대흉근)을 조여주기 위해서 정적수축을 할 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완삼두근이 우세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신체의 앞부분이 양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신체의 뒷부분은 음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는 한가지 법칙이 존재한다. 눈에 보이는 근육은 트레이닝할 때 집중이 용이해서 수축이 잘되고 빠른 시일에 근육의 비대를 가져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관리를 소흘히 하면 형성된 근육이 쉽게 빠져 나가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등근육과 같은 곳은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 바라는 대로 근육이 쉽게 형성되지는 않지만, 한번 형성되면 모양이 쉽게 흐트려지지는 않는다. 이 얼마나 놀라운 조물주의 배려란 말인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음양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자연에서도 음이 양보다 너무 강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체의 근육 또한 그러하다.
사람의 건강에서 음이 강하고 양이 부족하면 양의 기운을 보해야 할 것이고, 반대로 양이 강하고 음이 약하면 음의 기운을 복돋아주어야 건강의 발란스가 맞을 것이다.

인체의 근육도 음양오행적 건강관 처럼, 상완이두근과 같이 당기는 힘이 강한 사람이 있는 반면, 상완삼두근과 같이 미는 힘이 강한 사람이 있다. 당기는 힘과 미는 힘에서 그 힘의 차이 유무에 따라 근육의 음양적 조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건강증진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일반인은 근육의 음양적 부조화가 있음을 발견한다. 근육 발달을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에 종종 일반인이 알 수 있는 것은 양의 근육(눈에 보이는 근육)이 강하면 음의 근육(눈에 보이지 않는 근육)이 약하거나 음의 근육에 비해서 양의 근육이 약한 경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들이 보고 배우는 것 중에서 한 가지로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다" 는 평범한 진리가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운동하는 사람이 `주는 것`은 호흡 중 날숨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이고 근육의 수축이며, `받는 것` 은 호흡 중 들숨을 통한 산소의 섭취이며 근육의 이완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가치관과 인생관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몸 처럼 눈에 보이는 것을 욕심껏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마음 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지향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이상이 없는 현실이 공허한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의 바탕이 없는 이상 또한 한낮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조화롭게 보고 균형잡히게 배워서 사람냄새 나는 생각과 행동을 함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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