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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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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단상

신발 돌려놓은 것 밖에 못하지 ?

산수호학(山叟好學) 2015. 5. 4. 10:07

 

 

 

 

 

몇 일 전 밀양터미널 부근에 있는 상점에서 황토구들방 바닥에 바를 초벌지, 한지, 풀 등을 구입하면서 현금이 다소 부족해 근처에 있는 은행엘 갔다.

그때 마침 은행 유리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보여 따라들어갈려고 했는데, 눈이 서로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아버리고 창구쪽으로 들어가 버려 조금은 섭섭하기도 하고 불쾌한 느낌이 들어 그 사람이 누군지 확인해 보니 고객이 아닌 직원으로 창구 뒤쪽 책상에 폼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이 과장직책쯤 되어 보였다.

​ 은행원은 회사원과 달리 투자를 한다거나 연구&개발을 하는 것 보다는 오직 저축하고 대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자와 수수료를 챙기고, 금융적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도 한 발 두발 물러설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고 근무하는 사람들 아닌가.

부담스러울 만큼 느껴지는 과한 인사나 미소 보단 문을 잡아 주는 작은 도움, 작은 친절에 고객은 감동하고 다시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에 대한, 타인에 대한 나의 작은 도움, 작은 실천, 작은 친절은 집에서든 식당에서든 절에서든 학교에서든 '벗어 놓은 신발을 ​나갈 때 신기 편하도록 돌려놓아 주는 것' 이다.

이런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자동에 가까운 행동이다. 오죽하면 우리 집사람이 "신발을 돌려 놓는 것 밖에 하지 못하지 ? " 했겠는가. ㅎㅎ​

방이나 마당 청소하기, 쓰레기 줍기, 설거지 하기, 먼지 털기, 이불 개고 늘기, 엘리베이트 문 잡아 주기, 먼저 인사하기, 빨래 늘고 개기, 차 한 잔 대접하기, 경청해주기, 자리 양보하기, 무거운 물건 들어주기 등등...... ​

이런 작은 도움과 작은 실천이 내가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작은 친절이었고, 나의 공부였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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