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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환경오염에 대한 레이첼 카슨의 시각과 주장 본문

산수호학/금재서재(寶南齋)

환경오염에 대한 레이첼 카슨의 시각과 주장

산수호학(山叟好學) 2014. 1. 8. 12:43

 

 

 

   DDT와 제초제, 방사능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다룬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 - 1964)은 미국 최고의 과학전문작가이며,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카슨은 위의 책을 통해서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나아가 환경 오염을 초래한 화학 살충제의 오용으로 우리 자신이 서서히 독극물에 중독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침묵의 봄, Silent Spring>은 염화탄화수소계와 유기인산계 살충제(DDT ; 다이클로로다이페닐트라이클로로에테인, dichloro-dipheyl-trichloro-ethane)가 식물과 동물, 더 나아가 인간의 세포 활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글로 설명함으로써 정부와 관계기관은 물론 일반인이 공중위생과 환경,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평가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디엘드린, 헵타클로르 같은 강력한 살충제와 제초제 및 방사능의 공격을 받은 식물, 동물, 인간의 세포는 세포 내 산화(oxidation)와 에너지 생성을 방해받을 수 있고, 특히 인간에게 이런 화학물질이 잠재적인 암세포를 만들기도 한다고 '바르부르크 박사의 이론'을 들어 카슨은 주장하고 있다.

 

인체를 생태학적으로 바라 본 카슨의 시각은 인간과 자연 환경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고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으며, 인간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 위험에 대한 이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이 책의 서문을 쓴 린다 리어는 힘주어 말한다. 인간의 건강을 환경 상태의 궁극적인 반영이라고 믿었던 카슨은 우리 몸을 생태계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 오염의 상황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마법사 메데아가 남편 이아손의 애정을 가로챈 연적에게 마법의 약물이 묻은 웨딩드레스를 선물하고, 이 옷을 입은 신부가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된다는 간접 살인의 비유와 이탈리아 보르자 가문(로드리고 보르자 ; 교황 알렉산데르6세, 권력을 위해서 상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독약 칸타넬라을 썼서 독살시켰음)의 초대를 받은 손님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카슨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올해로 밀양에 온지도 어느덧 5년이 되었다. 다른 시도에 비해서 밀양의 비교우위를 굳이 들자면 물, 바람, 공기 등 자연 환경이 덜 오염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환경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시민생활 문화 공간을 만들어가면 경제, 교육, 문화,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실상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환경 문제는 꾀 심각한 수준이다.  

 

외지인들이 물과 공기 찾아 그리고 조망을 찾아 마을 위로 위로 집을 짓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그런데, 정화조는 오수합병이 아닌 단순합병정화조다. 업무담당공무원 중 진짜로 환경오염 예방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 한 명도 없단 말인가?  무관심일까, 어두운 무지의 소산일까. 물이 위에서 오염되어 아랫 강으로 흐르면 어떻게 되겠는가?

 

두 번째, 산물이든 지하수든 보관하는 물탱크가 스테인레스관이 아닌 콘크리트관이 아직도 꾀 된다. 콘크리트관 속에 저장되어 있는 물이 석회수가 되는 것은 뻔한 일인데도 말이다. 청정 산물과 고급 지하수가 식수용으로 꾀 괜찮은 판정을 받을지라도 일단 그 물이 콘크리트관 속에 들어가면 "유리 섬유"가 생성되어 식수오염은 자명한 일이고, 그러한 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들의 건강은 어떻게 될지 뻔하지 않은가?

 

세 번째, 농촌은 정부 통계로 65세 이상 인구가 몇 %에 달하는 고령화 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설명이 되지 않는 곳이다. 6~70%가 65세 이상 인구라면 무슨 사회로 불러야 하나?

이처럼 통계를 초월하는 고령인구가 많고 생계를 위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다 보니 "비만과의 전쟁"도  "빈곤과의 전쟁"도  "4대악과의 전쟁"도 아닌 "풀과의 전쟁"과 "해충과의 전쟁"으로 제초제와 농약을 엄청 뿌리는 장면을 목격할 수 밖에 없다. 불가의 윤회 전생설 처럼, 땅 속의 지렁이가 일차로 먹고 오염된 지렁이를 잡아 먹는 새는 시들시들 죽어가고, 병든 새를 잡아먹는 또 다른 천적 또한 같은 길을 가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제초제를 먹고 농약 세례를 받은 작물과 과일을 먹는 우리 인간의 건강 또한 장기적으로 위험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논에서 미꾸라지 사라진지 오래되었으며, 새들도 또한 그 종류가 점점 줄어든다. 새들의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네 번째, 눈에 보이는 것은 무조건 태우고 불가한 것(농사용 비닐, 거름포대 등)은 땅에 파묻어 버린다. 5년 전에 이사와서 보니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이 운행되지 않아 관할 면사무소에 가서 정식 항의(?) 요청한 결과, 매주 한 번씩 수거해가서 고마운데, 어느 쓰레기 매립장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전 세계에 살충제 남용의 위험을 알린 <침묵의 봄>이 1962년에 나왔지만, 레이첼 카슨의 경고는 아직도 유효하다. 카슨은 과학적으로 탁월한 업적을 거둔 적 없는 아웃사이더였다고 린다 리어는 말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레이첼 카슨이야말로 자연 환경 분야에서 뛰어난 식견과 통찰력을 가진 진정한 '아웃라이어(outlier)'였다.

 

 " 자연에게는 자연을 이해해주는 인간의 주민이 없다. 아름다운 깃털을 지닌 새들은 노래를 부르며 꽃들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어떤 청년이나 처녀가 자연의 야성적이고 풍요로운 아름다움과 호흡을 같이하는가? 자연은 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홀로 활짝 피어난다. 자연을 놓아두고 천국을 이야기하다니! 그것은 지구를 모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 강승영 옮김, 월든, 은행나무, 2013,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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