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금재설화(錦載屑話)

힐티의 행복론 본문

산수호학

힐티의 행복론

산수호학(山叟好學) 2013. 8. 8. 13:23

 

 

 

 

1. 힐티의 생애와 사상

 

 " 인간 생애의 최대의 날은 자기의 역사적 사명, 즉 신이 지상에서 자기를 어떤 목적에 쓰려고 하는지를 자각하는 날이다." 라는 말로 인생의 사명을 강조한 명언을 남긴 칼 힐티는 종교가, 교육자, 정치가, 변호사, 저술가이다.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란 책으로도 유명한 힐티는 온유함과 겸손함, 그리고 덕망 넘치는 인간미를 갖추고 사랑과 기부 및 봉사의 삶을 실천한 사람이다.

 

칼 힐티 행복론의 사상적 기초는 스토아 철학과 기독교 신앙이다. 

제논이 창시한 스토아 철학은 "모든 것은 정신 속에 있다"란 모토를 가지고, 도덕과 행복의  일치를 주장한다. 스토아 학파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공유하는 도덕 원리가 우주 자연에서 나온다고 보며,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자신의  행복과 자유를 얻는 길로 보고 있다. 스토아주의자들이 말하는 행복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열린 기회며 어떤 인생의 상황에서도 추구할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는 그런 것이어야 했다. 스토아 학파는 개인의 행복, 자유, 안심입명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각 개인들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식, 도덕감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하는 정신을 강조한다.

힐티의 기독교 신앙은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란 책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의 종교관은 현세적, 실천 윤리적이다.

자력 신앙을 표방하는 스토아 철학과 은총 신앙을 표방하는 타력 신앙인 기독교라는 두 가지 대비적인 사상이 힐티에게서는 잘 조화를 이루면서 그의 행복론이 탄생하게 된다. 힐티는 도덕과 행복의 일치 상태, 그것을 담보하는 확고한 신적 질서의 자리에 자연 질서 대신 기독교의 하느님을 갖다 놓음으로서 스토아적 마음의 평정(아파테이아 apatheia)과 기독교적인 신앙 간의 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힐티는 수동적이고 기독교적 은총이 아니라 행복을 향한 인간 자신의 분투어린 노력을 매우 강조한다.

 

2. 힐티 행복론의 성격과 특징

 

힐티의 행복론은 우주적 질서와 윤리적 전망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따라서 현존하는 고통과 불행을 재해석하고 그에 기초해서 극복하는 전략를 제시한다. 자연적 질서에 대한 확고한 깨달음, 즉 도덕적인 삶이 행복한 삶을 보장한다는 깨달음을 통해서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기꺼이 참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힐티는 우리의 현실적인 삶의 틀 속에서 어떻게든 적극적인 행복의 길을 찾으려고 애을 썼는데 그 통로가 바로 일이다. 따라서 일은 힐티 행복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행복을 논하는 두 개의 문제가 있다. 하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하는 이론적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실천적 문제이다. 칼 힐티는 후자의 것을 문제 삼았다. 그래서 힐티의 행복론은 생활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들이 대부분이다. 칼 힐티 행복론의 성격과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들의 직업활동들이 행복을 위한 최대 조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일과 직업활동이 기본적으로 금전, 명예, 향락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단언하면서 일을 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임을 주장한다.

둘째, 힐티는 행복이란 평정을 지속하는 힘에서 주어진다고 말한다. 자신의 일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평정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한다는 강한 신념이 필요한데, 그러한 신념이 없으면 평정을 지속하는 힘은 생겨나지 않는다.

셋째, 힐티는 사회적 지위나 명예에 대한 이기주의적 집착을 매우 경계한다. 그는 지위, 명예는 타인이 주는 것이며 자력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충고한다.

넷째, 힐티 행복론은 인과응보적인 생각이 두드러진다. 힐티에 의하면, 모든 행위는 그것 자체로 벌이자 보답이라는 것이다.

다섯째, 시간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물건 정리, 메모, 생각, 일의 변화, 자유인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일과 향락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여섯째, 힐티의 행복론은 금욕주의 성격이 강하다. 금욕이라는 것은 욕망의 대상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조절하여 만족을 얻는 것인데, 힐티의 행복론에서는 스토아주의자 에픽테토스적인 관점이 많이 표현되어 있다.

일곱째, 힐티의 행복론은 파토스인 요소가 매우 강하고 상당히 분투적인 요소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현실의 불행의 요소들을 정면으로 맞닥트려 돌파하는 측면이 보이고 있다. 힐티는 일단 이지적인 판단에 의해서 어떤 사안이 결정되면 그것을 과감히 실천할 것을 강조한다. "자기가 느낀 바를 표현하는 데 결코 주저하지 마라. 깨닫기만 하고 않으면 깨달음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힐티의 말이 잘 대변해준다.

여덟째, 스토아주의가 지향하는 고통의 부재, 고통의 감내는 관점의 전환을 통해서 주어지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데,힐티 역시 객관적인 현실도 관점의 변경을 통해서 새롭게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홉째, 힐티는 인간-일-신의 연계선상에서 행복을 생각하고 있지만,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간을 보는 관점이 약하다.

열째, 힐티 행복론은 윤리적 세계 질서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기독교적인 신앙을 더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출처 : 이정호 엮음, 행복에 이르는 지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부, 2013. pp.159-177.

 

 

 

 

 

 

 

 

'산수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셀의 행복론  (0) 2013.08.08
알랭의 행복론  (0) 2013.08.08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2) 2013.08.04
공리주의 행복론  (0) 2013.08.03
에피쿠로스의 행복론  (0) 201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