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Tags
- 플라톤
- 금강경
- 건강다이어트과
- 건강
- 유산소운동
- 마그네슘
- 피하지방
- 나재철닷컴
- 성장호르몬
- 가시고기
- 관세음보살
- 체질량지수
- 철인3종경기
- 뇌졸중
- 대구보건대학
- 운동
- 다이어트
- 신언서판
- 달마대사
- 가짜영어사전
- 태조왕건
- 심근경색
- 달라이라마
- 인슐린
- 테스토스테론
- 스트레칭
- 사회적동물
- 아드레날린
- 나재철
- 요요현상
Archives
- Today
- Total
금재설화(錦載屑話)
밥 본문
밥 - 장석주
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 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먹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 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댓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 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기도한다.
밥 한 그릇에
나를 팔지 않기 위하여.
'산수호학 > 커피 한 잔의 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Dilige et quod vis fac (0) | 2013.12.06 |
---|---|
나이가 들수록 (0) | 2013.12.02 |
마종기 - 우화의 강 (0) | 2013.10.31 |
최고가 되어라 (0) | 2013.10.22 |
책, 명상, 기도 (0) | 2013.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