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금재설화(錦載屑話)

영화 <아마데우스>의 주인공, 살리에리 본문

산수호학

영화 <아마데우스>의 주인공, 살리에리

산수호학(山叟好學) 2013. 10. 25. 21:18

 

 

 

 

  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아침 딸아이 등교길에 KBS 라디오 '출발 FM과 함께'의 <문득 묻다> 코너에서 소개된 모차르트라는 1인자의 천재성을 이길 수 없는 2인자의 대명사 살리에리에 대한 이야기를 차 안에서 들었다. 그 순간 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3학년 2학기 <음악의 이해와 감상>이란 교과목의 출석수업에 참석하여 모차르트와 동시대를 살았던 궁정음악가 살리에리의 입장에서 모차르트의 삶과 음악을 다룬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아마데우스, 1984>를 본 기억과 수업 내용에 대한 불만이라는 진한 아쉬움이 교차되어 내 머릿속을 휘감았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다니던 해에 상영된 영화라 감회도 새롭고 작품성도 뛰어나고 해서 좋았고, 영화로 만나는 음악의 이해와 감상이라는 출석수업 교수의 의도 또한 감지되었으나, 고전시대 3인방으로 일컬어지는 작곡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음악의 차이와 특성 그리고 음악에서 고전주의의 의미, 특징, 고전주의 음악의 이해와 감상에 대한 포인트 등에 대한 출석 교수의 음악 철학과 견해를 간략히 소개해 주었으면 수업에 참가한 보람도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요제프 2세의 궁정 음악장이었던 이탈리아 작곡가 살리에리라는 인물을 알았으니 위안으로 삼았다.

 

1. 모차르트

 

  귀족사회와 시민사회의 틈바구니 속에서 격동의 시기를 먼저 당겨 살았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는 5살 때부터 음악활동을 시작했고, 6살부터 시작된 모차르트의 어린시절의 연주여행은 유럽 지역 음악을 섭렵함으로써 통섭적 음악 재능에 음악적 천재성이 더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12살 때 오페라 작곡을 시작으로 35년이라는 아주 짦은 삶을 살면서 40여 곡의 교향곡을 비롯하여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작곡가이다.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Constanze)는 하이든의 부인과 함께 악처로 아주 유명하며, 슬하에 아들 셋 딸 하나를 두었다. 키 150센티미터,  앞돌출형의 눈, 토끼귀(모차르트의 귀)라는 신체적 특징을 지녔고, 1791년 12월 5일 0시 55분에 사망하고 시민매장 되었다.

 

 "사람들이 내가 쉽게 작곡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착각이다. 나만큼 많은 시간과 생각을 작곡에 투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명 작곡가들 중에서 내가 여러 번 반복해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모차르트

 

2. 살리에리

 

  모차르트와 동시대를 살았던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825)는 이탈리아 레가노 태생의 음악가이다.

16살때 오스트리아 빈 궁정으로부터 초청을 받았고, 38살(1788년)에 빈 궁정악장으로 임명으로 사망직전인 1824년까지 그 지위에 있었다.

다나이드, 오라스, 타라르와 같은 오페라의 성공과 실내악, 종교음악에서 높은 명성을 쌓았고, 하이든 등 당대의 저명한 작곡가들과 교류했으며,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를 지도했고, 이런 인연으로 베토벤이 살리에리에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3곡의 소나타를 헌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대에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지위를 누린 살리에리가 고전주의 3인방(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에 밀린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평범함을 넘어선, 즉 비범함의 벽을 뚫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적 천재성을 시기하고 패배한 2인자라는 억울한 낙인이 찍힌 것은 러시아의 극작가 푸시킨(Alexander Pushkin)이 창작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1831>라는 비극에서 비롯된다. 여기에서 살리에리는 질투의 화신으로 등장한다. 그 후 푸시킨의 작품을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오페라(1898)로 만들었고,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가 희곡 <아마데우스>를, 이것을 영화화한 밀로스 포만 감독에 의해서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살리에리의 평범함"이라는 이분법의 구도가 완성된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분석하면 할수록 모차르트의 천재성만 확인하게 되고, 급기야 신을 원망하기에 이른다. "저에게 음악을 사랑한 마음은 주면서도 그것을 만드는 재능은 왜 허락하지 않았습니까?"

 

예술은 재능인가? 아니면 노력인가?

신의 은총인가? 장인정신인가?

이런 물음을 토대로 푸시킨은 예술은 어떻게 창조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그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 살리에리를 통해서 하고 있다.

예술의 정신은 타고난 재능에 있느냐? 또는 장인정신에 있느냐? 하고 물으면,

낭만주의자는 천재성을, 이성주의자는 장인정신이라 답한다.

 

1인자의 천재성을 이길 수 없는 2인자의 대명사로 희곡과 영화에 등장하는 살리에리! 그러나, 그는 요제프 2세 당대에 1인자의 위치에 굳건하게 건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