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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초의와 추사 ; 人生幾知音 본문

산수호학/금재의 차(茶) 공부

초의와 추사 ; 人生幾知音

산수호학(山叟好學) 2015. 5. 4. 11:12

 

 



한국 차도에 있어서 불후의 고전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의 미덕을 송형식으로 찬양한 노래인 '동다송'을 지은 초의 의순선사(1786~1866)는 추사 김정희(1786~1856)와 동갑이며, 학연을 맺은 다산 정약용(1762~1836)과는 24살 차이가 난다.

비올 때 쓰는 우장 비슷한 풀옷을 입고 검소하게 지냈다고 해서 '풀옷 선사'라 불린 초의는 24세 되던 1809년에 강진에 유배중이던 다산 정약용으로부터 유학과 시를 배우면서 일생의 중대환 전환점을 맞이했고, 갑장이었던 추사 김정희와는 30세(1815년)에 처음 교류의 물꼬를 튼 후 다연이란 돈독한 우정을 평생 이어갔다.

초의선사는 제주도에 유배중이던 추사를 찾아가기도 하고 인편으로 자신이 직접 제다한 차, 즉 '초의다'를 보내주곤 하였다.
다음은 추사가 초의에게 보낸 애교 넘치는 협박성 편지글이다.

" 나는 대사를 보고 싶지도 않고 대사의 편지도 보고 싶지 않다네. 다만, 차의 인연만은 차마 끊어버리지도 못하고 쉽사리 부수어버리지도 못하여 또 차를 재촉하니, 편지도 보낼 필요없고 다만 두 해의 쌓인 빚을 한꺼번에 챙겨 보내되 다시 지체하거나 빗나감이 없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네. 그러지 않으면 내 몽둥이질을 절대 피할 길이 없을 것이야. "
(박철상, 서재에 살다, 문학동네, 2015, 230쪽)

일로향실(화로 하나 있는 다실) !
명선(차를 마시며 선정에 들다) !

추사가 제자인 소치 허련(1808~1893)을 통해서 초의선사에게 답례로 써서 보낸 글씨다.

추사와 초의 !
19세기를 살다간 선인들이지만, 신분과 학문과 종교의 벽을 차와 글씨와 시대적 가치로 뚫어가면서 각자의 분야에서 큰 물줄기를 놓은 지혜인이다.
이분들의 우정은 각박한 세태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봐 크다하겠다.

" 인생에서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가 몇이던가"

人生幾知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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