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재설화(錦載屑話)

가을 안개가 밀려와 동편 중산과 서편 보두산을 막아 마치 큰 호수나 저수지와 같은 모습을 나타내는 전경입니다. 로사의 구름정원에선 사시사철 아침이면 이런 안개들이 연출하는 자연 그림을 볼 수 있으니 눈이 즐겁고 마음이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뜻한 구들방에 앉아 커피 한 잔의 명상과 더불어 창 밖으로 보이는 전경은 기쁨과 행복 그 자체입니다.

로사의 구름정원에서 맞이한 어느 이름 아침 풍경입니다. 밀양 가곡 터널을 통과하는 신대구간 고속도로도 보이고, 상동면과 단장면에서 흘러내려오는 강이 태극모양으로 만나는 밀양강의 물안개를 출근길에 딸아이와 함께 보는 것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어떤 색채로도 흉내낼 수 없는 하늘 색상과 구름띠가 일품인 아침을 보게 해 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짙어가는 가을을 맞이한 로사의 구름정원 연못, 금담(錦潭)의 모습입니다. 남천의 붉은 열매와 잎의 색이 좋고, 허브를 만져줄 때 손에 베어나는 그 향이 코를 즐겁게 해 줍니다. 오리가 물을 좋아한다기에 담양에서 공수되어 온 오리 두 마리를 연못에 넣어 주었는데, 낯설고 겁이 났는지 날아가 버렸습니다. ㅠㅠ

연못, 금담(錦潭)위에 앞으로 뻗어가는 형태의 소나무를 식재했습니다. 활착되어 몇 년 후엔 가지와 솔잎들이 풍성해져 어울림의 미학을 뽑내길 바래봅니다.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彫(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혹한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 하였는데, 올 겨울이 아주 춥다하니 소나무의 푸른 기상을 제대로 느껴볼만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