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재설화(錦載屑話)
겨울 나무 본문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나가고
앙상한 가지만 제 몸에 겨우 붙이고 사는
겨울 나무가 볼품없고 안쓰러워 보였는데,
뒷집 길목 구석에 몇 일 동안 쌓여있던
낙엽을 빗자루로 쓰는 도중에
제 몸뚱이를 비우고 또 비우는 것이
사는 길임을 겨울 나무에게 배웠다.
지금부터 더 이상 가질려고 하지 말고
옷, 신발, 가구, 음식, 책, 자동차...
뭐든 하나 둘 줄여 나가는 일이
앞으로 남은 생에서 할 일임을 알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처럼
넉넉하고 온유한 사랑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고 봉사하면서 살다가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