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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계절 속의 삶 본문

산수호학/금재서재(寶南齋)

계절 속의 삶

산수호학(山叟好學) 2014. 1. 23. 20:47

 

 

 

 

  각 계절이 지나가는 대로 그 계절 속에 살라.

그 계절의 공기를 들이켜고, 그 계절의 음료를 마시며, 그 계절의 과일을 맛보라. 그리고 그 계절의 영향력 속에 자신을 완전히 맡기라. 그것들로 하여금 당신의 유일한 마실 것이 되고 보약이 되도록 하라. 8월에는 말린 고기가 아니라 온갖 딸기를 주식으로 삼으라. 당신은 황량한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배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북녘의 사막 지대를 걷고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모든 바람을 맞으라.

땀구멍을 열고 자연의 모든 조류 속에서, 자연의 모든 냇물과 대양 속에서 멱을 감으라. 모든 계절에 말이다.

  말라리아나 전염병은 사람의 내부에서 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부자연스러운 생활을 함으로써 무덤 일보 직전까지 온 병자는 자연이라는 위대한 영양분을 들이켜지 않고 특정한 한 가지의 약초로 끓인 차만을 마시면서 부자연스러운 생활을 계속해온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자연을 사랑하지 않으며 인생도 사랑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병이 들어 결국에는 죽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의사도 그를 구할 수가 없다.

  봄과 함께 파릇파릇해지고 가을과 함께 노랗게 익어가라!

각 계절의 영양분을 보약처럼 들이켜라. 그것이야말로 당신을 위해 특별히 조제된 진정한 만병통치약인 것이다. 여름이 제공하는 물약을 먹고 병이 든 사람은 없다. 지하 저장실에 보관해 놓은 물약이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담근 술을 마시지 말고 자연의 여신이 담가주는 술을 마시라.

  그 술은 염소가죽이나 돼지가죽 부대에 담겨 있지 않고 수많은 아름다운 산딸기 속에 담겨 있다. 술을 담고 음식을 절이고 보관하는 일은 자연의 여신으로 하여금 하도록 하라. 왜냐하면 매 순간 온 자연이 우리를 건강하게 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은 그 외에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을 거부하지 말라. 인간은 겨우 몇 가지 자연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뿐이다. 그러나 자연 전체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자연'은 건강의 또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으며, 각 계절은 건강의 각기 다른 상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출처> : 헨리 데이빗 소로우(강승영 옮김), 계절 속의 삶, 은행나무, 2013, pp.14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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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 속의 삶>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강승영 옮김)의 일기에서 발췌한 글로서, "시민의 불복종"이란 책 속에 소개되어 있다. 

 

  겨울 그리고 봄, 여름, 가을이라는 너무나 뚜렷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그러한 자연이 주는 선물이 지천에 깔려있는 환경 속에서 살면서도 겨울 속의 삶, 봄 속의 삶, 여름 속의 삶 그리고 가을 속의 삶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면서 살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는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십자가를 지고 나에게 배워라"고 신약성경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살듯, 자연 학교와 교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느끼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