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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금강경의 구도 본문

산수호학/금재서재(寶南齋)

금강경의 구도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11:59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즉 금강경(diamond sutra)은 '벼락과도 같은 무서운 힘으로 번뇌를 쳐부수는 지혜의 완성경' 이라는 의미다.

이 경은 모두 3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해서 신수봉행(信受奉行)으로 끝나고 있다. 총 260자로 되어 있는 반야심경(heart sutra)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총 5,076자로 되어 있다. 금강경은 하루의 시간 중 `낮의 한 가운데`, 즉 정오(정오)에 해당되는 것으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경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경을 통해서 부처님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바는 `나라는 생각(我相)`, `사람이라는 생각(人相)`, `중생이라는 생각(衆生相)`, `오래산다는 생각(壽者相)` 이 없으므로 형상에 의지하여 마음을 내지 말라는 말씀이었다. 왜냐하면 일체의 모든 상을 여윈 것을 부처님이라 이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강경의 핵심은 수보리가 이 경에 대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을 깊이 깨달아 알고서(심해의취深解義趣) 눈물을 흘렸다(체루비읍涕淚悲泣)는 제14장 상을 떠나 적멸에 듦(離相寂滅分)에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일자무식의 육조 혜능대사가 24살 때 시장에 땔나무를 팔러갔다 어느 선비가 금강경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출가를 결심하게 만든 유명한 구절은 제10장에 있는 "마땅히 머무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應無所住 而生其心)" 였다. 달라이 라마가 영국 카톨릭 신부들의 초청으로 사흘 동안 북런던의 한 대학에서 성경 사복음서에 담긴 예수의 가르침을 지혜로 강의한 것 처럼 혜능은 평생 문자에 집착하지 않고 지혜로서 금강경을 설법하셨다. 

마지막 장인 32장에서 부처님은 이러한 네가지 상을 취하지 말고(不取於相) 여여부동(如如不動)하라고 하였으며,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은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같고(如夢幻泡影)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如露亦如電)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라(應作如是觀)" 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보면, 금강경은 어느 정도 수승의 경지에 도달한 아라한들을 위한 설법인 것같다. 네 가지 상이 없음을 깨닫고 닦아 여래의 길로 들어가라는 부처님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일반인들도 부지런히 독송하여 이러한 믿음을 긍정적으로 받아 지니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행해야 하겠다(信受奉行). 왜냐하면 경허 스님이 천장암에서 "세여청산하자시(世與靑山何者是) 춘광무처불개화(春光無處不開花), 즉 세상과 청산은 어느 것이 옳은가. 봄볕이 있는 곳에 꽃피지 않는 곳이 없구나." 하고 읊은 노래처럼, 이 세상 모든 것이 청정한 도량이 아닌 곳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금강경의 구도는 제1장 법회가 열린 이유(法會因由分)에 있다고 한다.

  "이와같이 내가 들었다. 한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원정사에서 큰 비구들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공양을 드실 때인지라 가사를 걸치시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가시어 성 안에서 공양을 받을실 적에 차례차례 받으시고 다시 계시던 곳으로 돌아와 공양을 드신 후에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은 뒤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나모바가바떼 쁘라갸 빠라미따예 옴 이리띠 이실리 슈로다 비샤야 비샤야 스바하`


사실 나는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신자도 불교신자도 아니다.
늦게 공부하느라 몸고생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사과정에서 여러 가지 괴로움과 고통으로 신음할 때 항상 옆에서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읽어 주고 풀이해준 도경(道鏡) 선생께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마음닦는 공부'가 사람 몸 받아 행해야 할 최종의 공부임을 느끼고 깨닫게 해준 밝은 마음인인 도경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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