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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본문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는 독일의 이론물리학자로서 양자역학의 창시자이며 행렬역학의 건설로 유명하다. 1932년(실제의 수상은 1933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라는 책은 1920년부터 1965 까지 저자 자신과 여러 학자들간의 학문발전을 위한 토론을 소개하고 있다. 1920년 봄, 10여명의 친구들과 시타른베르크 호반으로 도보여행을 하면서 원자에 관한 대화를 시작으로 뮌헨대학의 이론물리학자인 조머펠트 교수,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 아인슈타인, 막스 플랑크, 시카고 대학의 페르미교수 및 동료 볼프강 파울리 등과 도보여행, 자전거 여행 및 바다여행을 함께 하면서 학문에 관한 주옥과 같은 대화들을 끊임없이 펼쳐 나간다. 이 기간동안 하이젠베르크는 걷기, 수영, 테니스, 낚시, 등산, 요트, 탁구, 스키 등 스포츠활동도 하게 된다.
그는 여러 학자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물리학이론에 대한 부분적인 세분화와 전문화를 추구하면서도 인류 전체라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전체성을 항상 생각한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적 사고와 전체적 사고는 1939년 여름, 시카고 대학에서 원자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페르미교수의 집에서 이루어진 대화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페르미는 하이젠베르크에게 강압적인 나찌 정권에서 벗어나 미국에서의 새로운 학문생활을 권하지만, 그는 정중히 사양하고 어떠한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르는 조국
독일로 귀국한다. 만일 페르미의 만류를 받아들여 하이젠베르크가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했다면, 원자폭탄은 더 빨리 만들어졌을 것이고, 인류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인슈타인 박사 조차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던 [양자이론]을 확립하는데 있어서 하이젠베르크에게는 두명의 스승이 있었다.
한 사람은 뮌헨 대학 이론물리학자인 조머펠트(Arnold Sommerfeld, 1868~1951)교수이고, 또 한 사람은 덴마크의 물리학자인 닐스 보어(niels Bohr, 1885-1962)이다. 조머펠트 교수는 그에게 `작은 일에 세심하라`는 교훈과 함께 물리학도 부분적으로는 수학을 가지고 다루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조머펠트교수는 1922년에 괴팅겐까지의 기차왕복 여행 티켓을 하이젠베르크에게 마련해주고 닐스 보어와의 대화를 열어주었다.
닐스보어와 함께한 하인베르크산으로 산보와 대화는 학문적 발전에 강한 영향력을 주게 된다.
닐스 보어는 하이젠베르크에게 학문에서 전체적인 전후관계의 연관성을 고려하는 철학적인 사고방식을 가르쳤다.
플라톤의 [향연](Symposium)에서 소크라테스는 지적하기를, 스승과 제자는 진리파지라는 거룩한 목적을 향하여 가는 동행인이다. 제자는 스승이 밝혀주는 불빛의
힘을 입고 전진할 수 있으며, 스승은 그가 하다 못한 일을 제자에게 인계하여 준다. 그러므로 사제간에는 존경과 사랑이 움트는 것이라 하였다.
23세에 양자역학, 25세에 불확정성 원리(indeterminate principle ; 전자나 원자의 위치와 운동량과는 쌍방을 동시에 아주 정확하게는 결정지을 수 없다)를 세상에 내놓은 이론물리학계의 천재였지만, 그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하이젠베르크는 차가운 머리(cool head) 뿐만 아니라 따뜻한 가슴(warm heart)를 소유한 물리학자였다. 과학과 철학이 조화된 드문 학자였다고 생각된다.
대학 4학년때 이 책을 처음 읽었다. 공부에 대한 즐거움 이면에 의문점에 대한 답답함에 목말라 하던 나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조머펠트교수의 문하생에 대한 배려와 사랑, 20세 학부학생이었던 저자가 닐스보어 교수와의 대화를 계기로 학문적 성장이 시작되는 장면은 부러움으로 와 닿았다. 그리고 학문에 대한 생각과 행동은 부분과 전체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는 것 또한 놓칠 수 없었다. 학문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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