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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三 無 본문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언가 있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없어도 좋은 것이 있다.
스님은 자꾸 버리려하고, 속인은 자꾸 가지려한다.
전자가 집착과 소유의 늪에 빠지면 깨달음은 멀어진다.
후자가 보고 배우는 것이 모자라면, 즉 학교에서 보고 배우고, 친구를 통해서 보고 배우고,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통해서 보고 배우는 것이 없으면(三無)
편견, 독단, 아집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런 삼무에게 차의 키를 주어서도, 배의 항해를 맡겨서는 아니될 것이다.
하지만, 위의 삼무가 없어도 혹은 부족해도
균형감각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숲과 나무를 함께보는 시각을 지닌 멋있는 사람도
우리 주변에 있음을 안다.
또한, 너무 보고 배운 것이 많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음을 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함께 어울리고 다양한 생각, 행동을 수용하고 결집시키는 능력이 지금은 요구된다.
자기 혼자만의 생각, 가치관, 사회관, 국가관, 세계관이 옳은 것이라 우기고 살아가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 취급받기 딱 좋은 세상인심이다.
칼에 베이고, 창자가 터진 상처는 눈에 보여 메스를 대어 온전한 몸으로 되돌릴 수 있지만,
생각의 비뚤어짐은 겉으로 좀처럼 들어나지 않기 때문에 메스를 가하기 좀처럼 어렵다.
의학적으로 판명된 사이코도 남이 자신을 또라이 대접하면 화를 낸다.
경청을 멀리하고 화만 가까이하면
지친 나머지 더 이상의 관심과 사랑을 줄 것이 없어지고
무관심만 당신의 호주머니에 남겨짐을 三無여 알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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