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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神弓 본문
神弓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재위 BC37-BC19), 즉 그의 이름 가운데 하나인 주몽(朱蒙)은 - 활을 잘 쏘는 사람 - 이라는 뜻이다. 신궁으로서 주몽은 BC37년에 나라를 세워 국호를 고구려라 칭하고, 성을 고(高)라 하였다.
고주몽 이래로 우리 민족은 활을 잘 사용할 뿐만 아니라 활을 잘 쏘는 민족으로 이웃 나라에 널리 알려져 왔다.
유교에서도 활쏘기는 군자가 익혀야 할 6예(禮,樂,射,御,書,數) 중의 하나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 역시 단순히 기능적으로 활을 잘 쏘는 일차원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서 궁도(弓道)로서 정신수련과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로 귀중히 여겨왔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받아 지금도 전국 각지에 활터에 있는 곳에는 국궁을 통해서 스트해소는 물론 심신수련을 하는 분들이 많고, 양궁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전세계에 부동의 - 코리아 야궁 -의 위용을 뽑내고 있다.
어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한국은 금(윤미진), 은 (김남순), 동(김수녕), 4위(북한의 최옥실) 까지 차지함으로써 다시 한번 - 활을 잘 쏘는 민족 - 이라는 사실을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의 가슴과 머리에 각인시켜 주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금;김수녕, 은;왕희경, 동;윤영숙) 이후 두번째의 쾌거라고 하니 더 자랑스럽다. 17세의 김수녕이 이 대회 개인전에서 혜성과 같이 나타나 여자 양궁사에 신궁으로서 화려한 신고식을 하였듯이 어제도 역시 17세의 10대 소녀 윤미진이 수줍고 겸손한 양궁여왕으로 등장했다.
예선전은 물론 준결승과 결승전 모두 양궁경기 그 자체를 즐기면서 마음으로 활을 쏜 선수가 윤미진이라면, 신궁 김수녕과 김남순은 심리적 부담감 때문인지 몰라도 마음보다는 몸으로 활을 쏘았던 것 같았다.
이들 신궁의 감격과 눈물이 우리들의 가슴을 적셔주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청량제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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