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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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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단상

12가지 띠 이야기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3. 23:23



12가지 띠 이야기

옛날부터 우리 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부터 띠를 가지고 있었다. 방위와 연,월,일 등의 시간을 쥐에서 돼지까지의 12동물에 연결시킨 것을 십이지라고 하고, 사람이 태어난 해에 12동물(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을 연결시켜 띠를 만들었다.12동물은 해만이 아니라 달을 표시하고 사계절 또는 하루의 시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해의 띠를 가지고 재미삼아 혹은 삶의 변화를 예측해 보기 위해서 사주팔자를 보기도 한다. 여기서 사주(四柱)란 연월일시의 네 기둥(年柱, 月柱, 日柱, 時柱)을 의미하고 팔자(八字)란 일정한 공식과 법칙에 따라 60갑자 간지로 연월일시를 나타낼 때 네 기둥 마다 아래 위로 두 글자씩이 되는 데 이를 8글자라고 한다. 따라서 사주팔자는 모든 시작의 연월일시를 60갑자 간지(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라고 하는 10개의 하늘 글자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라고 하는 12개의 땅의 글자는 함께 60개의 간지을 순차적으로 만든다)로 나타낸 것으로서 인간의 대단한 운명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변화의 시작을 설명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옛부터 우리 나라 사람들은 띠를 가지고 사람의 나이, 성격, 운명 같은 것을 짐작하기도 하였다고 하는데 여기서 띠의 주인공인 12동물을 만나보기로 하자. 

1.부지런하고 참을성 있는 쥐띠(子,Rats) : - 쥐 - 는 땅이나 물건을 쉬지 않고 뒤진다는 뜻이 있는 단어이다. 쥐는 십이지의 첫번째 동물로서 부지런함, 참을성, 절약 등을 상징한다. 쥐를 나타내는 자(子)는 음력 11월에 해당하고 방위로는 북쪽에 해당한다. 밤 11시 부터 새벽 1시 사이를 자시라고 한다. 쥐띠인 사람은 매우 부지런하고 절약가이면서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노력하고 참을성이 많다고 한다. 쥐해에 태어난 사람으로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태종무열왕, 주시경, 화가 천경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등이 있다.

2.성실하게 노력하는 소띠(丑,Oxen) : 십이지 가운데 두 번째 동물인 소는 축(丑)이라고 하며, 축이 나타내는 시간은 새벽 1시 부터 3시 사이이고, 달로는 음력 12월에 해당한다. 소는 거의 2천여년 이상 우리 민족과 함께 생구(한집에 사는 하인이나 머슴을 이르는 말)로서 살아왔다. 농사를 주로 짓던 우리 나라에서 소는 꼭 필요한 동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재산을 나타내는 동물이기도 하였다. 소의 성격은 어리석음, 의로움, 성실함, 충성스러움 등으로 나타난다. 소띠인 사람도 소와 같아서 행동이 좀 느리고 둔하지만, 입이 무겁고 마음이 굳세어서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고, 행동이 느린대신 성실한 편이라고 한다. 소의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으로는 세종대왕, 원효대사, 김좌진장군, 소설가 심훈, 시인 김동환, 성악가 오현명 등이 있다.

3.용기 있고 적극적인 호랑이띠(寅,Tigers) : 십이지 가운데 세 번째 동물인 호랑이는 인(寅)이라고 하며, 인이 가리키는 시간은 새벽 3시 부터 5시 사이이고 , 음력 1월에 해당한다. 호랑이는 띠 동물 가운데 가장 용감한 동물이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 민족만의 강인함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의 가슴 속에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호랑이의 정신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랑이 해에 태어난 사람은 정의롭고 어려움을 잘 이기며 한번 마음먹은 뜻은 끝까지 굽히지 않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 녹두 장군 전봉준, 도산 안창호, 김기창 화백, 민요시인 김소월 과 같은 분들이 호랑이띠라고 한다.

4.재치있는 꾀쟁이 토끼띠(卯,Rabbits) : 십이지 가운데 네 번째 동물인 토끼를 묘(卯)라고 하며, 시간은 오전 5시 부터 7시 사이이고, 음력 2월에 해당한다. 음력 2월은 농사가 시작되는 달이고 묘시(卯時)는 농부들이 논밭으로 나가는 시간이다. 따라서 토끼는 성장과 풍요를 상징한다고 한다. 정월 첫 번째 묘일을 -토끼날-이라고 하여 이 날은 장수를 비는 날로서 토끼날에 새로 뽑은 실을 톳실 또는 명실이라고 한다. 이 실을 차고 다니거나 이 실로 옷을 해 입으면 수명이 길어지고 재앙을 물리치게 된다고 한다. 토끼해에 태어난 사람은 대부분 평온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토끼 처럼 모든 일에 날렵하고 매우 지혜롭다고 한다. 토끼띠를 행운의 띠라고 하는데 이런 행운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는 시인이자 승려인 한용운, 안중근 의사, 소프라노 조수미, 지석영 박사등이 유명하다.

5.자신감 있고 꿋꿋한 용띠(辰,Dragons) : 십이지의 다섯 번째 동물인 용은 진(辰)이라고 하며, 시간으로는 오전 7시 부터 9시 사이이고, 달로는 음력 3월에 해당한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서 신비롭고 생김새도 특이한데, 수사슴의 뿔에 머리는 낙타, 눈은 토끼, 목은 뱀, 배는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독수리, 발바닥은 호랑이,귀는 암소의 모습이라고 한다. 용은 힘이나 권력을 상징한다. 왕의 얼굴을 용안, 왕의 옷을 곤룡포, 왕이 앉는 곳을 용상이라고 부른다. 용해에 태어난 용띠는 모험을 좋아하고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며 마음이 넓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한다. 용해에 태어난 인물에는 흥선 대원군, 이중섭화가, 혜초스님, 소설가 이광수 등이 있다. 

6.단정하고 붙임성 있는 뱀띠(巳,Snakes) : 뱀은 십이지 가운데 여섯 번째 동물로서 사(巳)라고 한다. 사(巳)에는 식물이 싹이 터서 한참 자란 시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시간으로는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이고, 달로는 식물이 한창 물오른 때인 음력 4월을 가리킨다. 뱀띠인 사람은 보통 겉모습이 단정하고 행동이 바를 뿐만 아니라 붙임성이 있어서 사람들고 쉽게 친해지고 스스로 일을 해결하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뱀해에 태어난 유명한 사람으로는 이순신 장군, 문익점, 작곡가 안익태, 프로바둑기사 조훈현, 지휘자 정명훈 등이 있다. 

7.정열적이고 자유로운 말띠(午,Horses) : 말은 십이지 가운데 일곱 번째 동물로서 오(午)에 해당하며, 시간으로는 오전 11시에서 낮 1시 사이이고, 계절은 음력 5월인 여름이다. 말해에 태어난 사람은 태양처럼 아주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고 모든 일에 정열적이라고 하며, 명랑한 성격에 재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지기 싫어해서 목표가 정해지면 쉴새없이 나아가는 면도 있고 달리는 말고 같이 급하고 고집스러운 면도 있다. 말띠인 사람에는 추사 김정회, 김대건 신부, 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 등이 있다.

8.착하고 정직한 양띠(未,Sheep) : 양은 십이지 가운데 여덟 번째 동물로서 미(未)라고 하며, 시간으로는 오후1시에서 3시 사이이고, 달로는 음력 6월에 해당한다. 양띠인 사람은 대개 온순해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다투지도 않는다고 한다. 양띠 가운데 유명한 사람으로는 마라토너 손기정옹, 소설가 이효석, 공병우 박사 등이 있다.

9.재주 많은 팔방미인 원숭이띠(申,Monkeys) : 원숭이는 십이지 가운데 아홉 번째인 신(申)에 해당하는 동물이며, 시간으로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이고 달은 음력 7월에 해당한다. 많은 원숭이 종류 중에서 붉은 원숭이가 십이지에 선택되었다고 한다. 붉은 원숭이는 힘센 수컷 한 마리를 왕으로 받들고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 생활한다고 한다.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의 조상이 바로 붉은 원숭이 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원숭이를 잔나비 또는 잔내비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때 -잔-은 자질구레한 얕은 꾀를 매우 잔망스럽게 부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원숭이 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주가 많고 총명학다고 하며, 언제나 좋은 면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고려시대 귀주대첩으로 유명한 강감찬 장군, 성리학자 율곡 이이, 연산군, 소설가 김유정 등은 모두 원숭이띠라고 한다.

10.꼼꼼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닭띠(酉,Chicken) : 닭은 열 번째 십이지인 유(酉)에 해당하며, 시간으로는 오후 5시 부터 7시이고, 달로는 음력 8월을 가리킨다. 닭이 나타내는 의미는 닭울음과 관련이 많은데, 닭이 어둠을 가르고 새벽을 알리는 것 처럼 닭울음은 어떤 주장이나 선언, 깨달음의 의미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계나 위인의 탄생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닭띠인 사람은 꼼꼼한 성격에 자기 주장이 강한 반면, 보수적이고 고집스로운 면도 있다고 한다. 단종, 권율 장군, 작곡가 홍난파, 소설가 염상섭 등이 닭띠라고 한다.

11.믿음직스럽고 의리 있는 개띠(戌,Dogs) : 개는 십이지 가운데 열한 번째 동물이며, 개가 나타내는 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이고, 달로는 음력 9월에 해당한다. 개를 가리켜 술(戌)이라고 한다. 개띠인 사람은 자신이 믿는 사람에게는 손해를 보더라도 변함 없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마음도 착하고 성격도 온순하며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순교한 이차돈, 신사임당, 우장춘 박사, 천재 시인 이상고 같은 분들이 개띠라고 한다.

12.순진하고 끈기 있는 돼지띠(亥,Pigs) : 돼지는 십이지 가운데 마지막인 해(亥)에 해당하는데, 해(亥)에는 힘을 저축하고 있다가 적절한 때가 오면 싹을 튀운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시간으로는 오후 9시 부터 11시 사이를 가리키고, 달로는 음력 10월에 해당한다. 이 때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화합을 한다고 한다. 돼지띠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이 따뜻하고 남을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며, 항상 서두르지 않고 끈기 있게 일할 뿐만 아니라 어쩌다가 불행이 닥쳐 오더라도 결코 절망에 빠지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 나간다고 한다. 고구려 시대의 광개토 대왕, 태조 이성계, 김옥균, 소파 방정환, 시인 윤석중과 같은 분이 돼지띠라고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만남의 연속인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나 자신의 띠의 성격과 다른 사람의 띠의 성격을 알고 대처해나가는 것도 지혜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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