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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건강칼럼

당뇨병의 운동처방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23:57

당뇨병의 운동처방


 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당뇨병학회가 처음으로 국민표본조사를 한 결과, 한국인의 7.75%인 270만 명이 당뇨병 환자로 추정됐다. 8%가 안 되는 당뇨병 환자가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진료비 비율은 19.25%에 이르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20만 원으로 모든 병의 환자 평균 진료비 47만 원의 4배가 넘는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가운데 최고다. 

  흔히 ‘부자병’으로 알려져 있는 당뇨병(糖尿病, Diabetes Mellitus ; Diabetes는 그리스어로 ‘흡입관을 통하여 흐른다’는 의미고, Mellitus는 라틴어로 ‘꿀’을 의미한다)이란 글자 뜻 그대로 소변에 당이 섞여나오는 병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섭취한 음식물은 몸 속에서 대부분 포도당으로 바뀌고, 혈액은 이 포도당을 근육, 간 등의 세포로 운반한다. 췌장(이자)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은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데 필요한 열쇠이다. 세포막에 자물쇠처럼 존재하는 인슐린 수용체를 인슐린이 열어야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만들어져도 작용하지 못해 포도당이 제때 세포 안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것이 당뇨병이다. 혈액 속 포도당(혈당, blood glucose)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고혈당’ 상태가 돼 소변으로 배출된다. 

  당뇨병에는 인슐린 의존형, 인슐린 비의존형, 영양실조형 등 세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갈증을 많이 느낀다 해서 한방에서 소갈증(消渴症)으로 알려져 있는 당뇨병의 증세는 삼다일소(三多一少). 물을 많이 마시고, 밥을 많이 먹으며, 오줌을 많이 눈다. 반면에 체중이 급격히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의욕이 떨어져 권태감을 호소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갑자기 살이 찌거나 몸이 붓고 소변을 자주 보면서 거품이 턱없이 많이 생기게 되면 일단 당뇨를 의심하고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요인들로는 유전, 바이러스, 비만증, 노화, 식사, 스트레스, 약물, 영양결핍(단백질부족) 등이 있다.

 세종대왕도 당뇨병 환자로 알려져 있는데, 말년엔 옆사람도 못 알아볼 만큼 시력이 쇠퇴했다고 하니 전형적인 합병증 증세다. 이처럼 당뇨병은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이다. 당뇨병 합병증은 눈(당뇨병성 망막병증), 피부(가려움증, 무좀 등), 순환기 장애(동맥경화), 위장 장애(변비, 복통, 구토, 설사, 위축성위염 등), 콩팥(당뇨병성 신증), 성기능 장애(발기부전 등), 신경(발가락, 손가락 부위에 감각이 사라지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에 환자도 모르게 진행되고 몸을 서서히 갉아먹는다. 

  당뇨병의 발병 원인이 되는 과도한 영양 섭취와 운동부족, 비만 및 스트레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장기간에 걸쳐서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혈당조절이 불량한 환자의 경우에도 혈당이 안정적으로 잘 조절되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인슐린에 대한 말초조직의 감수성을 높혀 당이용율을 증가시킨다. 또한 지방을 감소시켜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혈중 인슐린 농도를 낮추어주고 고혈압도 개선시켜준다. 그리고, 지질수준을 개선하여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등의 심혈관계질환의 발생을 지연 및 감소시키고 당뇨병 환자에게 쉽게 발생하는 무서운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인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생기는 성인형 당뇨병(제2형 당뇨병)의 치료에서 운동요법은 식사요법과 함께 실과 바늘의 관계라고 할 만큼 대단히 중요한데, 운동처방전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당뇨병의 종류, 증상, 합병증, 체력 등이다. 당뇨병 환자의 운동경험, 운동시설, 운동지도자 유무에 따라 운동의 내용이 설정되어야 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기관을 찾아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인 동맥경화, 심장병, 고혈압 등의 진행 정도 및 심폐기능을 확인하고 운동량을 정하는 것이 좋은데, 구체적인 운동처방 지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운동형태는 유산소운동 80%, 근육운동 15%, 스트레칭운동 5%의 비율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운동강도는 환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현재의 운동이 내 몸에 가볍다에서부터 조금 힘든다까지의 자각적 느낌 범위 이내가 권장된다. 운동지속시간은 운동초기 1회 15-20분 정도에서 시작하고 점차적으로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은데, 1시간 이내가 적당하다. 새벽이나 한밤중에 혼자서 운동하는 것은 저혈당과 그 밖의 사고때 발견이 늦기 때문에 좋지 않다. 운동빈도는 초기는 격일제가 바람직하며, 운동적응 정도에 따라서 주3일 이상 운동을 실시하고 점차적으로 주5일 이상으로 늘려 가도록 한다.

  자동차의 휘발유와 같은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우편물이라면 인슐린 호르몬은 그 포도당을 근육과 간으로 운반하는 우편배달부와 같다. 여러분의 생활습관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서 우편배달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인슐린의 파업으로 건강을 잃느냐 아니면 인슐린의 감수성을 높여서 건강의 길로 가느냐를 결정한다. 자,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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