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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건강칼럼

존 웨인 증후군과 남성 건강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23:56

존 웨인 증후군과 남성 건강


 미국 하버드 의대의 하비 사이먼 교수가 최근 뉴스위크 특별기고를 통해 “남성들이여, 오래 살려면 존 웨인 증후군을 버려라.”고 조언했다. ‘존 웨인 증후군'이란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마초 근성 때문에 아픈 것을 인정하지 않거나 숨기려 들어 병을 키우는 경향이라고 한다. 배우 존 웨인은 권투 영화 ’록키‘로 유명한 실베스타 스탤론과 함께 미국인들 사이에 ’남자다운 남자‘의 대명사로 통한다. 말년의 존 웨인은 폐암으로 시작해 위암, 장암으로 퍼져나가는 극심한 고통과 함께 15년 가까이 암 투병으로 고생하면서도 일흔 넘게 장수했으나, 사이먼 박사는 서부영화 속 존 웨인처럼 폼잡고 강한 척하며 살다가는 단명(短命)에 병치례하기 바쁘다고 충고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성,연령별 사망 원인을 보면, 유방암과 자궁암을 뺀 모든 질환과 사고에서 남성의 사망률이 여자보다 2-5배 이상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특히 40대 남성 사망률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나라이다. 40대 남성의 사망률이 동일 연령의 여성 사망률보다 3배 높은 원인은 가족부양 부담, 직장 스트레스와 지나친 경쟁의식, 과로 및 만성피로 외 자기 몸을 관리하지 않고 ‘죽어도 좋다’는 한국 남자의 다혈질적 근성도 한몫 한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생의 최고 절정기에 있는 이들이 쓰러진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가정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50대가 되면 몸이 늙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조심하지만, 40대는 몸의 변화를 마음이 따라가지 못해 무리를 하기 쉽고 그 틈새를 비만증,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등과 같은 생활습관병이 찾아들고 돌연사와 같은 불청객이 찾아와 불행을 당하게 된다. 200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건강검진결과에서,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계층의 남자 30-50대까지의 비만율이 62-66%로 6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는데, 이런 질병의 원인이 대부분 음주와 흡연, 고칼로리식사와 운동부족 등 기초적인 생활습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가정은 물론이고 각계각층에서 여풍(女風)이 몰아치는 요즘 한국땅에서 존 웨인 흉내를 냈다가 남아날 남자가 과연 몇이나 될지 걱정이다. 몸이 경쟁력일 뿐 아니라 계급으로 부상되고 있는 사회적 현실에서 남성은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고 몸의 주인이 되는 건강 철학과 건강 지혜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짧게 굵게 사는 남자의 인생에서 길게 가늘게 살 수 있는 건강 전환점(turning point of health)을 만들어서 실천해야 하겠다.

 첫째, 자신의 건강 철학과 건강 목표를 글로 써보자. 건강을 위한 행동 철학과 건강 목표를 글로써 표현하여 항상 볼 수 있는 위치에 붙여두고 실천할 때와 목표가 막연히 머릿속에만  맴돌 경우 10년 뒤에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페르시아 속담에 ‘건강한 사람은 천 가지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에서 건강만큼 큰 축복이 없다는 뜻인데, 건강의 귀중한 가치는 어이없는 어리석음이나 무관심 때문에 건강을 잃은 다음에 절실히 깨닫게 된다. 건강을 상실하면 건강을 회복하는데는 두 배의 어려움이 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금연, 절주, 수면,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간식 제한, 규칙적인 아침 식사 등 건강 행동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건강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평소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아두는 게 건강을 바라는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셋째, 하나 밖에 없는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정을 실어 신체 부위를 움직여주면서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 어깨근육, 등근육, 가슴근육, 다리근육 등 신체 부위를 움직이면서 대화를 해보면 자신의 몸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느끼게 될 것이며, 그러한 행위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댄스세라피(dance therapy)의 효과를 얻게 된다.

 넷째, 웃을 수 있는 있는 장소에서는 유쾌, 상쾌하게 웃고, 울 수 있는 장면에서는 소리내어 실컷 울어보며, 아내의 수다에 응하면서 같이 수다를 떨어보는 남자가 되어 보자.

 다섯째, 성실한 자세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운동이나 스포츠를 찾아서 실행하고 체력을 길러서 남자를 남자답게 만드는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넘치게 분비되도록 하자.

 스파르타 300명의 병사가 페르시아 100만 병사와 싸우는 이야기, ‘300’이란 영화가 남성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한다. 남성의 강인함, 용기, 희생 정신, 도전 의식 등의 덕목을 영화라는 바깥에서 분출시켰던 테스토스테론을 내면의 경쟁력, 자신감, 몸과 마음의 유연한 사고력으로 무장하고 분출하는 멋있는 아저씨, 건강한 아저씨로 거듭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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