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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계영배(戒盈杯)와 건강 본문

금재건강칼럼

계영배(戒盈杯)와 건강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23:55

  작가 최인호가 쓴 소설, 상도의 주인공인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林尙沃, 1779-1855)이 늘 옆에 두었다는 술잔, 계영배(戒盈杯)는 잔에 70% 이상 술을 채우면 술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는 잔이다. 사람이 스스로를 가다듬어 끝없는 욕심과 지나침을 경계해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계영배는 술과 기녀에 빠져 방탕생활을 일삼던 도공 우명옥이 회심한 후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잔으로 절주배(節酒杯)라고도 하고, 늘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라 하여 유좌지기(有坐之器)라고도 부른다. 

  의주 상인 임상옥은 스승 석숭 스님에게 받은 계영배의 술잔을 통해서 돈과 지위, 명예 그리고 사랑도 그릇의 7부까지만 채우고 그 이상은 절제하거나 양보하는 삶의 태도에 참된 행복과 성공이 있음을 깨닫게 되고,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라는 지혜를 얻게 되어 마침내 조선 최대의 거상이 된다.

  넘침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의 철학은 적당한 채움의 미덕과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에 있다. 건강을 위한 음식 섭취와 운동, 다이어트 또한 넘치지 않는 그릇, 계영배 처럼 해야 할 것 같다. 식사, 운동, 흡연, 음주, 수면 등과 같은 건강행동은 지나치면 모자란 것 보다 못한 과유불급(過猶不及)에 의해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훨씬 심하다. 비만은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생긴 일종의 식이장애(eating disorder)라 할 수 있으며, 운동과 흡연 및 음주는 중독성이 짙다. 특히, 운동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건강에 더 큰 짐을 안기는 것은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력수준을 벗어난 과도함과 지나침이다. 체력이 탁월한 운동선수일지라도 6개월 이상의 장기간 합숙훈련과 과도한 트레이닝에 노출되면 인체 면역세포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는 T세포(T림프구)의 수가 에이즈환자의 그것 만큼(200 - 50개)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단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건질거리고 아픈 증세를 나타내는 운동중독자와 일주일이 멀다하고 마라톤, 철인3종경기 등과 같은 탈진적인 지구성운동에 지나치게 빠져 참가하고 있는 아마추어인들의 인체 면역기능이 저하될 수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며, 그 결과 감기, 관절염, 인후염 등과 같은 감염에 노출되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하루 세 끼의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되 매 끼니 마다 한 숟가락 정도 덜 먹는 식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고, 운동은 내 느낌으로 판단해서 지금 현재 실시하고 있는 운동이 내 몸에 '가볍다(혹은 기분좋다)에서 부터 조금 힘든다'까지의 적당한 운동강도의 범위 내에서 일상적이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며, 운동시간에 관계없이 만일 '근육이 댕기고 힘든다'는 느낌이 들면 잠시 쉬면서 호흡을 안정시킨 후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제대로 된 운동습관 길들이기와 절주와 금연, 적당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죽고 사는 문제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자는 식의 온유함과 넉넉함의 정신과 삶의 자세로 스트레스를 물리치는 것이 계영배에서 찾을 수 있는 건강지혜가 아닐런지.

"만족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知足不辱 知止不殆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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