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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버드나무와 테니슨경의 오크 본문

산수호학/커피 한 잔의 명상

도연명의 버드나무와 테니슨경의 오크

산수호학(山叟好學) 2017. 4. 17. 19:45

 

 

 

   위진남북조시대에  생존했던  중국의  자연(전원)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은  문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어놓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  이라고  호를  삼았다. 

 柳 자는  <한자나무>의   저자, 랴오원하오(廖文豪)의  해석에 의하면,   '애틋하게  이별하는  나무'라   한다(김락준 옮김,  한자나무,  아템포,  2015,  p.103).   하지만,  도잠이  41세에  관직과  속세를  떠나게  된  심정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연과  벗하기  위해서  버드나무를  심었던  것  같다. 

 도연명은  <오류선생전>이란   짧은   글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관과   생활관을   집약적으로   표현하였다.   자시자종(自始自終),  즉 시작이   있으면   마침이   있다는   스스로   그러한   삶을   살다   귀천하였다.

 

반면,  영국의  계관시인 ,  알프레드  테니슨경(Alfred Lord Tennyson, 1809~1892)의  저택  앞에는  큰  오크(oak ; 떡갈나무나  졸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시인은   82세에  오크의  춘하추동을  예찬한   시, 'The Oak' 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인생을  오크처럼  살라  당부한다. 

테니슨경은   오크의   겨울을   인생의   노년기에   비유하면서,   오크가   잎을   다   벗지만   '적나라(赤裸裸)한  힘',  즉   입고   있던  옷을   다   벗은   뒤에도   남아   있는   힘,   나력(裸力, naked strength)을   지녀야   함을   강조한다(윤석철, 삶의 정도, 위즈덤하우스, 2017, p.181).

 

나와   너   그리고   그대들의   집   앞에는   무슨   마음의   나무(吾心之木)를   심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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