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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건강칼럼

운동중독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23:50

운동중독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아테네는 1만 명의 기갑병으로 6백척의 전함, 10만 명의 보병, 1만 명의 기병으로 무장한 페르시아 대군을 아테네 동북쪽 40여 km 지점인 마라톤 평원에서 전멸시킨다.

이런 기적 같은 승전보를 아테네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당시 달리기 선수였던 필리피데스(Philippides)가 전령으로 뽑혀 마라톤 평원에서 아테네까지 40여 km를 쉬지 않고 달려 “기뻐하라, 우리 아테네군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그는 탈진 한 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이것이 마라톤의 전설인데, 프랑스 소르본대학의 브레알이라는 교수가 마라톤전투의 고사에서 힌트를 얻어 그것을 마라톤 경기로 고안하고 근대 올림픽을 부활한 친구인 쿠베르탱남작에게 부탁해 마라톤이란 경기를 육상에 포함시키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마라톤, 철인3종경기와 같은 격렬하고 탈진적인 지구성운동에 도전하는 일반인들 중에서 운동중독에 빠지고 그 결과 족저근막염, 무릎관절염증, 근육통, 허리디스크 등 스포츠 손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건강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엘리트 마라톤 선수 조차도 1년에 두 차례 정도 완주하는 풀 코스(42.195 km)를 매주 달리는 마라톤 매니아들이 늘고 있다.

국제 올림픽코스 철인 3종 경기대회에 참가한 남자 엘리트 선수들이 경기 후 열, 지속성 근육통, 고통스러운 인후, 기침, 뇌염, 감기, 헤르페스(대상포진), 결막염, 귀의 염증, 건염, 불면증, 무력감, 식욕부진, 관절고통, 진균증 등의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하였다.

프로선수들이 탈진적인 지구성 운동 참가후 스포츠관련성 감염질환에 노출되어 고통을 받을진데, 이들보다 체력적으로 덜 훈련된 일반인들이 경기대회 참가후 겪게 될 근골격계질환과 면역학적 문제의 고통은 심각한 수준일 것이다. 특히, 이들 중 마라톤 전투의 승전보를 전한 후 황천길로 떠난 필리피데스 처럼 마라톤 대회의 하프, 풀코스에 나섰다 객사하는 일이 종종 생기는 더 큰 문제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운동중독’과 과도한 스트레스 탓이다. 식중독, 니코틴중독, 약물중독, 알코올중독, 마약중독 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운동중독도 있다는 사실이다. 운동중독이란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감, 초조함 등 금단 현상이 나타나고 운동에 집착함으로써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고 자기조절능력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는 우리 머리 속의 뇌하수체 앞엽에서 분비되는 베타 엔돌핀이라는 행복호르몬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라톤 등과 같은 탈진적인 운동을 할 경우 분비량이 2-5배 가량 늘어나서 진통제 보다 40-200배 정도 강하게 작용하는 것(장거리 달리기 중 발생하는 발바닥, 발목, 무릎 주변의 인대, 힘줄 및 근육손상 등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엔돌핀의 천연진통제 작용 때문임)외에 희열, 묘한 행복감, 운동무드상태 등을 경험하게 된다.

한 두 번 느끼게 되면 신체적 컨디션에 관계없이 운동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운동중독으로 인해서 지칠 때까지 운동을 계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늘어난 운동량과 충분한 휴식 및 영양공급간의 불균형이 초래되어 신체적 컨디션은 더욱 나빠지게 되고 운동 중 입은 부상이 악화되어 만성장애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운동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운동을 일의 노예인 개미처럼 하지 말아야 한다. 배짱이처럼 재미와 즐거움으로 해야한다.

둘째, 자신의 건강상태와 체력수준에 알맞은 운동을 처방받아서 일상적이고 규칙적으로 해야한다.

셋째, 건강을 위한 운동은 경쟁, 규칙, 기록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지닌 스포츠(운동경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넷째, 건강은 운동과 휴식 그리고 균형잡힌 영양의 상호 조화에 의해서 얻어진다는 건강철학을 지녀야 한다.

다섯째, 운동을 몸으로 하지 말고 마음으로 해야 편안해지고 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자기통제력이 생길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화를 초래한 좋은 예를 들면, ‘The Complete of Book Running'의 저자로서 미국에서 달리기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제임스 픽스(James Fixx, 1932-1984)가 1984년 달리기 중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세인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다. 달리기시 11만 6천 시간에 1명꼴로 심장마비로 급사한다는 통계도 발표되고 있다. 운동의 영어 exercise는 신체적, 생리적 및 심리적 스트레스라는 사실이다.

태극권, 걷기, 스트레칭, 명상 등과 같은 몸에 좋은 운동스트레스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운동중독과 같은 몸에 나쁜 운동스트레스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건강복 보단 건강화를 불러와 자신은 물론 가족의 행복을 앗아갈 수 있다.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운동을 재미있게 즐기되 너무 깊이 몰입해서 빠지는 일은 없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