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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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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단상

덕(德)으로 이끈다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3. 23:29


덕(德)으로 이끈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 제도로 이끌고(道之以政) 형벌로 다지면(齊之以刑), 사람들이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염치가 없어진다(民免而無恥). 덕으로 이끌고(道之以德) 예로 다지면(齊之以禮), 염치를 차려 의젓해진다(有恥且格) - 고 말했다. 

도지이정(道之以政)과 제지이형(齊之以刑)은 법치(法治)를 말하는 셈이다. 법치는 힘으로 세상을 다스린다. 그러나, 도지이덕(道之以德)과 제지이례(齊之以禮)는 덕치(德治)를 말한다. 덕치는 어질게 세상을 다스린다. 법치는 법 아래 사람을 두고, 덕치는 사람 밑에 법을 둔다. 힘으로 다스리려고 하면 더 센 힘으로 이기려고 하거나 아니면 약한 줄 알고 꾀를 내서 피하려고 한다. 비겁하고 비굴하게 굴면서도 부끄러운 줄 몰라 못된 짓을 더하게 된다. 법이 엄한 세상일수록 도둑이 많다고 한다. 못된 짓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 세상도 썩고 사람도 썩는다. 

그러나, 덕(고매하고 너그러운 도덕적 품성이나, 윤리적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인격적 능력을 말한다)으로 다스리려고 하면 다투어 겨루는 힘이 필요없다. 서로 돕고 서로 돌보는 심정으로 세상을 대하자는데 힘겨루어 싸울 일이 없게 된다. 그러면 너를 믿고 너는 나를 믿는 화합이 이루어진다. 이를 덕치(德治)라고 한다.

덕에는 자석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고 높은 덕망 앞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진하여 마음으로부터 모여든다. 공자는 이것을 북극성을 중심으로 운행되는 별의 세계에 비유하여 말씀했는데, 부처의 깨달음이 연기의 법리(남이 아니고서는 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라면, 공자의 깨달음은 바로 덕치이다. 인간이 어떤 관계에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달은 사람이 부처이듯이 공자 또한 사람과 세상을 어떻게 이끌고 다스려나가야 하는지를 깨달은 사람이다.

덕치는 사람을 믿고 법치는 사람을 의심한다. 사람을 의심하면 힘으로 다스리려 하고 사람을 믿으면 덕으로 다스리게 된다. 인생은 거저되는 것이 아니다. 결정화된 습관, 즉 훈련과 신념으로 공덕을 쌓아 다스려야 바르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므로, 내 인생은 내가 삶을 날마다 다스려 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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