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는 똘스또이와 함께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이다.
러시아문학의 신화를 창조해 낸 그는 일생을 괴롭혔던 불치의 간질병, 사형집행 직전의 극적인 특사, 기나긴 시베리아 유형생활, 그리고 끝없는 궁핍 속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인간이 겪을 수 있었던 최대의 고난을 다 겪으면서도 한쪽에서는 인간의 잔인성, 악마성을 규명하고, 또 한쪽에서는 인간의 본질적인 선성(善性)과 신성(神性)을 투시한 작가였다.
그가 죽기 전(1880년, 59세)에 탈고한 필생의 대작, <까라마조프네 형제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모든 사상, 모든 예술, 모든 종교가 총집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 세계를 다각도로 예리하게 파헤친 소설로 유명하다.
이 소설은 홀아비 표도르 까마라조프와 그의 자식들간에 일어났던 3일간에 걸친 사건(친부살해라는 특이한 살해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서 표도르 까마라조프는 악의 근원으로서 인간의 지배욕, 물욕, 개인적인 향락욕을 대변하고 있으며, 변덕이 심한 `그루셴가`와의 사랑을 둘러싸고 그의 첫째아들 미쨔와 경쟁하게 되고, 미짜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되어 죄없이 시베리아로 유형을 당하게 되지만, 사실은 둘째 아들이 선동한 '스메르쟈꼬프'가 표드르를 살해한다.
표도르의 세 아들들은 자기들의 본성이랄 수 있는 <까마라조프적 경향>에 항거하는데, 장남인 퇴역장교 출신의 미쨔는 정열의 세계를, 이남인 이반은 이지의 세계를, 삼남인 알료샤는 신성의 세계를 각각 대표하고 있다.
미쨔는 열로 상징되는 정열로 자신의 혈관 속에 흐르는 더러운 피를 소독할려고 몸부림쳤고, 이반은 빛으로 상징되는 이지로 운명을 비켜가고 굴복시킬려고 했으며, 알료샤는 사랑으로 상징되는 신성에 의지해서 그것을 물리치려고 온 몸으로 울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들을 통해서 인생의 숙명적인 모순과 러시아인의 운명을 밑바닥까지 파헤침으로써 인간과 신 사이에 귀중한 다리를 놓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래서 후세의 사람들은 그를 위대한 선각자, 예언자, 실존과 자학의 작가, 분열과 부조리의 작가라 부르기도 하고, 혹은 인간의 비밀과 곡절을 투시한 복음의 작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 나는 러시아인이다. 삶은 나에게 생각할 것을 가르쳤지만 생각하는 일은 나에게 살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헤르쩬의 소설 <누가 비난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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