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문화

 

 

 

"먹지마 똥이야"란 책은 <슈퍼 사이즈 미>란 다큐 영화를 만든 모건 스펄록(Morgan Spurlock)감독이 햄버거, 탄산음료 등 패스트푸드가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신랄하고 유머러스하게 파헤친 내옹물이다. 이 책은 과자가 아이들과 청소년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용기 있게 밝힌 안병수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보다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입는 것, 먹는 것, 거주하는 것, 즉 의식주(衣食住)라는 세 가지 문제를 풀다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못입어서 죽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잘못 거주해서 죽는 일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잘 못먹고 부정 불량식품을 먹으면 병이 들거나 죽을 수도 있다.

의복과 주택의 디자인과 설계를 엉터리로 하고 원자재를 속이며 가격을 뻥치는 것 등의 일은 응당 벌을 받고 정당한 죄값을 물어야 하겠지만,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고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불량식품업자들은 죄의 가볍고 무거움을 떠나 사형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위정자들은 법을 논하고 담당 관청의 격상을 구상하기에 앞서 국민의 식품안전에 대한 최우선적인 강한 의지(power will)를 가져야 할 것이다.

 

소단위의 가족과 부족 중심의 농경사회에선 먹거리에 대한 자급자족이 가능했겠지만, 다원화와 기계화된 탈현대사회에서 개인이나 가족이 자기 먹거리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식품 안전문화는 안보와 국방의 대비책보다 먼저 마련되고 강력히 추진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모건 스펄록의 인식과 의식을 몇 십배 뛰어넘는 식약처의 사람을 기대하고 대통령에게 국민의 식품안전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전달하는 참모진을 희망한다. 또한 국민 개개인의 식품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