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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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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단상

어디서 눈깔 치켜뜨고 보노?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17:34

나는 결혼해서 아들과 딸을 각각 한명씩 두고 있다.
자식들이 야단맞을 짓을 해서 꾸지람을 줄 때 큰 녀석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밑으로 내리깐 채 묵묵히 듣고만 있다. 하지만 딸애는 야단 맞을 때도 고개를 들고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본다.

이것을 미국에 거주하면서 국내의 어느 신문의 인터넷 독자 투고란에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눈>과 <눈깔>의 차이"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적이 있는 이관희선생님(웹주소 : www.supilmunhak.org, E-mail : Leekwanhee@supilmunhak.org)의 생각과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 큰 놈은 오천년 문화유산을 자랑스럽게 보존하고 물려받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한 사람에 속하고, 그 아이보다 6살이 어린 내 딸은 험한 세상에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미국아이들 처럼 `눈깔` 똑바로 뜨고 사는 자기개혁을 할 줄 아는 강한 아이로 간주된다.

`이놈! 어딜 눈깔 똑바로 뜨고 쳐다 보는냐? 눈깔 안 내리나` 하는 것이 한국식 교육이라면, 미국에서는 반대로 학생들이 잘못한 일이 있어도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그걸 되레 야단치면서 선생님을 똑바로 쳐다 보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참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두 자식 중 딸아이는 가르치지도 않았는 데도 저 스스로 `눈깔` 똑바로 뜨고 사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아들녀석만 이제부터라도 다시는 눈깔 내리 깔고 살지 않도록 눈깔 똑바로 뜨고 살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데 힘을 쏟으면 될 것같다는 희망때문에 말이다. 

사람이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볼 수 있다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감이자 불꽃같은 정렬적인 표현이다. 세상을 향해 그리고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보면서 살아야만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고뇌하면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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