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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인간상실과 인간회복 본문
5월 18일 청주의 한 초등학교 회의실에서 몇몇 학부모들이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여선생님의 무릎을 꿇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급식 시간을 짧게(15분) 주어 자기 아이들이 급하게 먹느라 체하고 준수치 못한 학생에게 벌과 함께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이유로 여교사의 집에까지 찾아가서 거칠게 항의한 후 사퇴를 요구했고 급기야 학교 회의실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생님이 학부모 앞에서 무릎 꿇고 울며 사과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텔레비젼 뉴스시간에 방영되고 말았다.
오늘 저녁 뉴스를 시청하고 몇 가지 개탄스러운 점이 있어 적어본다.
첫째, 그 학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은 평교사의 보호막이 될 수 없다면 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나의 일이 아닌 문제(?)를 일으킨 담임선생님의 일이니까 흥분한 학부모를 진정시키고 사과도 직접 당신이 하시요' 라면서 뒷전으로 물러나 수수방관하는 태도가 교권전체에 심한 타격이 될 수 있음을 예감하지 못했을까?
둘째,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거늘 교권침해를 넘어 인격침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매체에 올린 사람들 그리고 기사거리에 굶주린 사람마냥 생각없이 방영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제정신이었을까? 학생들이 뭘 보고 배우겠으며 선생님에게 벌 받고 반성문을 쓴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동영상을 시청했다면 담임선생님을 어떻게 보겠는가? 다른 반에서 그런 유사한 일이 발생한다면 학생들이 선생님의 무릎을 꿇게 하는 패륜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플라톤은 향연에서 "스승은 제자가 어두운 길을 헤매지 않도록 저 멀리서 등불로 학문의 밝은 길을 비추어주는 존재라 했다" 스승은 제자에게 끝없는 사랑을 주어야 하고 제자는 그런 스승을 존경해야 한다고 또한 플라톤은 강조하였다. 상실되어 가는 사랑과 존경이라는 두 기둥이 교육계에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처음과 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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