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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설화(錦載屑話)

책임과 무책임의 두 얼굴 본문

금재단상

책임과 무책임의 두 얼굴

산수호학(山叟好學) 2009. 2. 4. 17:37

책임(responsibility)이란 맡아서 해야 할 임무 혹은 행위의 결과에서 생기는 손실이나 제재(制裁)를 한몸에 떠맡는 일을 말한다. 반대로 무책임이란 맡은 일을 회피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들 생활주변을 둘러보면 직책의 낮음과 높음에 관계없이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묵묵히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맡은바 일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해나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위치와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도 않으면서 요행이나 꼼수로 미꾸라지 처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도 많음을 쉽게 본다. 

책임은 사랑의 다섯가지 구성 열매(관심, 배려, 이해, 책임, 존중) 중에서 네 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위치에 있다. 남자가 그를 낳아준 부모로 부터 떠나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한 몸을 이루게 될 때부터 책임은 산보다도 무거워지는 것이다(책중산악; 責重山岳).

요근래에 책임에 대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동시에 전해져 우리들 가슴을 훈훈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착찹하게도 하고 있다.
사업부도로 수배 중이던 아버지가 투병 중인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경찰에 자수하고 자신의 간 일부를 아들에게 떼어내준 아버지가 있었다는 뉴스와 함께 아버지에 의해서 고아원에 버려진 아들이 커서 아버지를 찾아와 아들로 받아줄 것을 호소햇지만 냉혹히 거절당하자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가슴아픈 뉴스도 동시에 접하게 되었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하늘이 맺어준 천륜에 대해서 어떤 아버지는 `책임이라는 얼굴` 을, 또 다른 어떤 아버지는 `무책임이라는 얼굴` 을 보여주었다.

사랑은 공산주의도 이길 수 있고, 가난도 극복하게 하는 힘이다. 사랑하는 것은 자신이 뿌린 씨앗과 거두어들인 결실에 대한 책임이고 의무다. 한 아버지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자식을 위해서 민물고기 가시고기처럼 자신의 장기 일부을 떼어주면서 책임을 졌고 사랑을 서로 나누었으나, 다른 아버지는 그 책임을 회피하려다 증오심을 낳고 자식에게 죽임을 당했다. 부모 자식간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 바로 설 때 사회도 나라도 바로 설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대구에서는 간경화에 걸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고등학생인 아들이 자신의 간 70%을 떠어내준 아름다운 얼굴, 우리를 감동시키는 얼굴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그 어느 선물보다도 값지고 고귀한 영혼의 선물이 따뜻하고 평화롭게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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